2017학번과 98학번!!
일하는 근무날인데 비교적 평온한 날이다.
40대 막내 밑으로 신입 직원이 들어왔다.
귀여운 외모와는 다르게 사람을 묘하게 불편하게 한다.
지나치게 쿨한 느낌. 아니면 나는 너와는 상관없다. 나는 너의 후배가 아니다. 나에게 강하게 거리를 두는 느낌
모 이런 복잡한 불편함이다.

나야 나이도 많고 직장 생활도 20년 넘게 했으니
나름 사회 생활 만랩이라면 만랩이다. ㅎㅎㅎ
요즘 MZ들을 대하는 태도는 친한척 말고 가르치는 태도 말고 아는척 말고 잘해주지 말고
그저 나는 내일하고 너는 니일하고 그러면 된다.
특히 이런 묘하게 기선 제압하려는 스타일은 기선제압과 상관없이 그것에 말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 묘한 불편함에 신경을 쓸 필요도 없다.
괜히 나 무시하냐 하며 기싸움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기싸움이 무섭거나 질거 같거나 그래서가 아니라 이런 기싸움이 무의미한 감정낭비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몇시간이 지났다.
나는 슬쩍 준비한 간식을 하나 놓아준다.
먹을려면 먹고 먹기 싫으면 먹지 마라 하는 나름 시크한 태도로 무심하게 놓아준다.
간식을 조금씩 먹더니 경계하는 태도가 조금은 줄어들고
나는 먼저 말문을 열었다.
"전에 여기서 근무했다고 들었어요,,쉬다가 다시 일하니깐 힘들지요??"
이 어린 동료가 내가 입사하기 전에 1년전도 근무후 퇴사했고 3-4개월만에 다시 입사했다는 이야기를
나는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다.
"네..저는 총 경력이 2년밖에 안 되요.."
"네~ 저도 여기 온지 몇달 안 되었어요..전에는 다른 직장 오래 다녔구요.."
나는 40대 후반이며 애엄마이며 강아지도 키운다며 털어 놓았다. ㅎㅎ
강아지를 좋아한다고 했고 난 우리 강아지 사진을 보여준다.
이렇게 조금씩 말문이 열리고..딱딱하고 차가운 분위가 조금은 녹는다.
그리고 이 어린 동료가 여기 말고 첫직장에서 직장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친구가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은것 같았다. 나는 이 친구를 괴롭힌 상사를 미친년이라고 욕을 해 줬다.
나도 첫직장에서 선배들 군기에 커피타고 남들보다 30분씩 일찍오고 나름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제는 직장내 괴롭힘이나 쓸데없는 갈굼은 많이 없어졌을꺼라 생각했는데 여전히 이런것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 어린 동료에게
"잘못한거 하나 없어요,,,다 그 미친것들이 잘못한 거에요..너무 고생했네요.."
라고 말해줬다.
"저는 아직도 제가 왜 혼났는지 모르겠어요,,,평생이 지나도 잊을수 없을거 같아요.."
에필로그) 상처 받은 만큼 성장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어떤 상처는 성장하게 하기는 커녕 평생 지울수 없는 흉터가 되어 내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그리고 그 흉터는 내가 성장할때마다 내 발목을 붙잡는다. 다시 회복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